어떤 기계나 제품을 제작할 때, 그것의 크기가 작다면 CNC를 통해서든 범용 공작기계를 통해서든, 한 번에 제작하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의 크기가 크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효율적으로 제작하기 위해서는 기계를 여러 개의 부품으로 나누어 제작해야 합니다.
예전에 부품을 제작할 때 정해진 치수에 대해 실용적으로 허용되는 범위의 오차를 가리키는 ‘공차’라는 개념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부품을 만들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였죠.
그럼 그렇게 만든 부품들을 그냥 조립하면 되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오늘의 주제는 기계를 완성하기 위해 공차 못지않게 중요한 ‘끼워맞춤’입니다.
끼워맞춤이란?
부품을 조립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한쪽에는 구멍이, 한쪽에는 축이 있을 것입니다. 기계 부품에서 축을 구멍에 삽입할 경우, 구멍과 축의 치수 사이의 미세한 차이가 발생합니다. 우리가 공차라고 부르는 그것 때문입니다. 어쨌든 그 차이로 조립이 헐거워지기도 하고 단단해지기도 하는데 그 관계를 끼워맞춤이라고 합니다.
구멍과 축에 의해 발생하는 끼워맞춤이니, 그 방식도 두 가지일 거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구멍과 축의 치수를 정할 때, 구멍의 치수는 그대로 두고 축의 치수만 조정하는 구멍 기준 끼워맞춤. 반대로 축의 치수는 그대로 두고 구멍의 치수만 조정하는 축 기준 끼워맞춤이 그것입니다.
또한 끼워맞춤을 위해서는 구멍과 축의 기준 치수가 같아야 합니다. 여기서 기준 치수란 공차의 기준이 되는 치수를 말합니다. 만약 원통 구멍이 Ø10인데 축이 Ø9이거나, 사각 구명의 폭이 17인데 축의 폭이 16이라면 기준 치수가 아예 다른 경우입니다. 그러므로 끼워맞춤을 적용할 수 없습니다.
끼워맞춤의 종류
- 헐거운 끼워맞춤 구멍의 최소허용치수가 축의 최대허용치수와 같거나 큰 경우의 끼워맞춤입니다. 쉽게 말해 구멍보다 축의 치수가 작은 것으로, 조립했을 때 항상 약간의 틈새가 생기는 끼워맞춤입니다. 예를 들어, 원형의 물체에 원형의 축을 조립했을 때, 조립부를 햇빛에 비추면 실금처럼 빛이 들어오는 정도입니다.
- 억지 끼워맞춤 구멍의 최대 혹은 최소허용치수가 축의 최대 혹은 최소허용치수에 비해 항상 작은 경우의 끼워맞춤입니다. 구멍과 축 사이에 항상 죔새가 있습니다. 억지 끼워맞춤을 하면 두 부품은 서로 단단하게 고정되어, 나중에 힘을 들여 분해하지 않는 한 영구적으로 조립됩니다.
- 중간 끼워맞춤 구멍의 최소 치수보다 축의 최대 치수가 크거나 같고, 구멍의 최대 치수보다 축의 최소 치수가 작은 경우의 끼워맞춤입니다. 트랜지션 끼워맞춤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중간 끼워맞춤에서는 구멍과 축의 실제 치수에 따라, 죔새도 생길 수 있고 틈새도 생길 수 있습니다.
끼워맞춤 공차의 판단법
※IT 등급에 따른 분류
먼저 IT(International Tolerance), 국제표준화된 공차에 대해 간단히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IT 등급은 IT01, IT0, IT1~IT18 등급으로 나뉘고 등급이 클수록 공차의 크기가 커집니다. 공차의 크기가 커진다는 건 오차를 많이 허용한다는 뜻이므로 등급이 커질수록 정밀도가 낮아진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구멍의 IT 등급은 축의 IT 등급보다 한 등급 위의 것을 사용합니다. 구멍을 가공하는 일이 축을 가공하는 것보다 어렵기 때문입니다.
‘끼워맞춤 공차 = 표준 공차 등급 + IT 등급’으로 H6g5나 H7k6가 같은 형태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구멍의 표준 공차는 알파벳 대문자, 축의 표준 공차는 알파벳 소문자입니다. 일반적인 끼워맞춤은 6~10등급이고 그중에서 6급과 7급이 가장 많이 사용됩니다.
끼워맞춤의 실제 사용
많이 사용하는 경우를 봤을 때, 구멍 기준 끼워맞춤에서는 H5에서 H10까지 6종류의 구멍을 기준으로 축을 조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축 기준 끼워맞춤에서도 h4에서 h9까지를 기준으로 구멍을 조립할 수 있죠. 이 수치에 축과 구멍의 종류, 20가지의 IT 등급을 곱하면 많은 경우의 수가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KS에서는 끼워맞춤의 조합을 표의 형태로 만들어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 조합은 아까 언급해드린 KS B 0401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공차의 연장선에 있는 개념인 끼워맞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저희 바로발주 매거진에 공차에 관한 이야기도 올라갈 예정입니다. 그 글을 읽으시면 부품을 만들고 조립하는 과정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저희 바로발주에 방문해주시고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